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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취미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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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의 기준

 

1. 취미의 기준: 18세기 미학의 핵심 개념
2. 취미 판단의 주관성과 객관성: 흄의 균형적 접근
3. 취미의 교육과 계발: 미적 감수성의 함양
4. 취미와 사회적 구별: 부르디외의 비판적 관점
5. 현대 미학에서의 취미 개념: 다원주의와 상대주의의 도전

 

1. 취미의 기준: 18세기 미학의 핵심 개념

18세기 영국 경험론 철학자들에 의해 발전된 '취미의 기준' 개념은 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시기 철학자들은 미적 판단의 주관성과 객관성 사이의 긴장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데이비드 흄의 에세이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1757)는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 사례다. 흄은 취미 판단의 주관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미적 기준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는 취미를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이는 단순한 개인적 선호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흄의 접근은 주관주의와 객관주의를 절충하려는 시도로, 이후 칸트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취미의 기준에 대한 탐구는 단순히 미학적 문제를 넘어, 인간의 판단 능력과 공통감(common sense)에 대한 철학적 탐구로 이어졌다. 이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지적 분위기를 반영하며,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당대의 철학적 경향을 잘 보여준다.

2. 취미 판단의 주관성과 객관성: 흄의 균형적 접근

흄의 취미론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미적 판단의 주관성과 객관성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접근이다. 흄은 "아름다움은 사물들 자체 안에 존재하는 성질이 아니라, 그것은 오직 사물들을 관찰하는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미적 경험의 주관적 측면을 인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취미 판단에 있어 보편적 기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흄은 "진정한 판정자(true judges)"의 개념을 도입하여, 섬세한 감각, 연습, 비교 능력, 편견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좋은 감각을 갖춘 이들의 판단이 취미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접근은 미적 판단의 주관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일정한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흄의 이론은 개인의 취미와 보편적 기준 사이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이는 현대 미학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균형적 접근은 미적 경험의 복잡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미적 담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중요한 철학적 기여로 평가받는다.

3. 취미의 교육과 계발: 미적 감수성의 함양

취미의 기준에 대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취미의 교육과 계발 문제로 이어진다. 흄을 비롯한 18세기 철학자들은 취미가 선천적인 능력일 뿐만 아니라, 교육과 경험을 통해 발전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미적 감수성의 함양이 개인의 전인적 발달과 사회의 문화적 성숙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취미의 교육은 단순히 미적 대상을 감상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감성의 균형 있는 발달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예술교육의 기초가 되었으며, 미술사와 예술비평의 학문적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술관과 박물관의 교육적 기능에 대한 인식은 이러한 철학적 배경에서 발전했다. 취미의 계발은 개인의 미적 경험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문화적 소통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예술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을 넘어, 사회적 담론과 비판적 사고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철학적 기반을 제공한다.

4. 취미와 사회적 구별: 부르디외의 비판적 관점

피에르 부르디외의 연구는 취미의 기준에 대한 전통적 논의에 새로운 비판적 시각을 제시했다. 부르디외는 그의 저서 『구별짓기』(1979)에서 취미가 사회적 계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취미는 단순히 개인의 미적 판단 능력이 아니라, 사회적 구별과 권력의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볼 때, 전통적인 취미의 기준 논의는 특정 계급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은 미적 판단의 사회적, 정치적 함의에 대한 인식을 높였으며, 예술사와 미술사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부르디외의 연구는 취미와 문화 소비 패턴이 사회적 지위와 교육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이는 미적 경험과 판단이 순수하게 개인적이거나 보편적일 수 없으며, 항상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미술사학과 문화연구에서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되었으며,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의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5. 현대 미학에서의 취미 개념: 다원주의와 상대주의의 도전

20세기 이후 현대 미학에서 취미의 기준 개념은 다원주의와 상대주의의 도전에 직면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과 함께, 보편적인 미적 기준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깊어졌다. 아서 단토와 같은 철학자들은 예술의 정의 자체가 역사적으로 변화하며, 따라서 고정된 취미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점은 다양한 문화와 예술 형식의 가치를 인정하는 데 기여했지만, 동시에 미적 판단의 객관성과 보편성에 대한 전통적 믿음을 약화시켰다. 그러나 최근의 일부 미학자들은 취미의 기준에 대한 논의를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이를 재해석하고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랭크 시블리와 같은 철학자들은 미적 속성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합리적 논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또한 환경미학, 일상미학 등 새로운 미학 분야의 등장은 취미와 미적 판단의 영역을 전통적인 예술의 범주를 넘어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대적 접근은 취미의 기준을 고정된 규범으로 보기보다는,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미적 경험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의미 있는 미적 담론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균형 잡힌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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